안철수“기업 양극화, 이건희 회장이 노력해도 쉽지 않다”

  • 입력 : 2011.07.13 22:37 / 수정 : 2011.07.13 23:03
13일 오후 경기도 수원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에서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 안철수 원장이 융합기술연구원생들을 대상으로 '기업가 정신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강연하고 있다. /연합뉴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은 기업 양극화와 관련, 실패를 용납하지 않는 우리 기업 문화가 바뀌지 않는 상황에서,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아무리 노력해도 이를 극복하기 힘들다고 주장했다.

13일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이 주최, 경기도 수원 차세대융합기술원에서 열린 ‘제6회 융합포럼’에서, 안 원장은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양극화가 심한 이유에 대한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그는 또 “한국의 기업문화는 그동안 선진국을 따라잡는 방식의 발전을 추구했던 반면, 새로운 시도에 대해서는 실패를 용납하지 않았다”면서, “세계적인 천재의 아이디어가 성공할 확률도 10%인데, 이런 문화 때문에 다른 천재들도 아이디어를 내놓지 않는 악순환이 발생한다”고 말했다.

이날 질의응답 시간에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를 창업한 한 대학생이 “창업하기 어려운데 자문을 구한다”고 하자, 안 원장은 “만장일치 구조가 가장 좋다. 하지만 사회과학적으로 4명까지는 만장일치가 가능하나 5명부터는 힘들다”면서, “같은 전공을 가진 사람끼리 창업하는 것도 다양성이 없어 좋지 않다”고 조언했다.

이날 강의는 ‘기업가 정신이란 무엇인가?’라는 주제로 오후 4시부터 약 1시간 30분 동안 진행됐다. 안 원장은 “기업가에 대한 고정관념은 없다. 어떤 위험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에 옮겨서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가치를 만드는 사람이 기업가”라고 말했다. 안 원장은 “기업가들이 친구를 잘 사귈 것이라는 것은 오해다. 다음 커뮤니케이션 창업자 이재용 대표도 실제로 내성적인 사람인데, 사장이 되면서 사람들을 적극적으로 만나기 시작한 것이다”고 전했다.

안 원장은 대기업 사원들은 99% 예측대로 일하지만, 창업하는 사람들은 99%가 예측대로 되지 않는다고 했다. “똑똑한 사람들이 사업에 망하는 경우가 많은데, 자신의 생각과 다르게 나타나는 시장 현상에 능동적으로 적응해야 한다”면서, “미국 실리콘밸리에서도 5~7년 지나야 돈을 벌기 시작한다. 정말로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는 사람들만이 살아남는다”고 말했다.

안 원장은 또 ‘만 시간 법칙’을 강조했다. 하루에 집중을 3시간씩 1년 해야 1000시간, 10년 해야 1만 시간이라고 했다. 안 원장은 “유명 콩쿠르에서 2·3등 하는 사람은 총 연습시간이 5000시간이라고 한다. 익숙한 곡만 연습하면 오히려 총 연습시간을 감소시킨다”면서 “조금 힘든 것으로 해야 총 시간을 늘릴 수 있다”고 말했다. 끊임없이 노력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조금 더 어려운 것에 계속 도전하는 정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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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 신흥국서 불티나네'…럭셔리 펀드, 수익률도 눈부실까?



■ 이재순 IBK자산운용 이사

○ 명품이란?

일단 사전적 의미로 뛰어나거나 이름난 물건 또는 그런 작품이 영어로는 ‘럭셔리(luxury)’인데 고소득층을 겨냥해 값비싼 재료를 사용하고, 적은 물량으로 고급스럽게 만들어낸 상품을 말한다. 그러나 럭셔리에는 두 가지 양면성을 갖고 있다.

좋은 의미에서는 명품이지만 부정적 의미에서는 ‘사치품’이기 때문 오랜 전통을 가진 장인이 한땀 한땀 정성을 들여 최상의 상품을 만들었다는 의미의 명품이 될 수도 있지만, 럭셔리 상품은 생활필수품과 가장 거리가 먼 대상임이다. 있으면 좋지만 없어도 되는 ‘사치품’이 될 수도 있다.

○ 대표적인 럭셔리 제품

세계 3대 명품 그룹중 루이비통 모엣 헤네시가 세계 최대이다. 루이뷔통 · 마크 제이콥스 · 크리스찬 라크르와 · 로에베 · 크리스찬 디오르 · 지방시 · 겐조 등 최고급 패션 브랜드 뿐만 아니라 샴페인, 와인, 보석, 화장품, 시계 등 60여개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리치몬드라는 그룹도 세계 2위로, 시계 및 보석류로 까르띠에, 바쉐론 콘스탄틴, 피아제, 던힐 등을 거느리고 있다. PPR 그룹, 일명 구찌 그룹이라고 하는데 구찌, 이브 생 로랑, 부세론, 보테가베네타, 발렌시아가, 알렉산더맥퀸 등 을 가지고 있다.

이런 명품 그룹들은 80년대 중후반 이후 기존의 명품 회사들이 M&A 등의 합병을 통해 대형 그룹화 시키면서 체계적인 브랜드 관리 및 시장 확대 전략을 폈다. 따라서 명품 시장의 확대 및 새로운 기업의 진입 장벽을 만들며 마치 ‘그들만의 리그’가 공고히 되고 있다.

○ 명품 시장, 규모 확대?

컨설팅업체인 베인 & 컴퍼니에 따르면 전세계 명품 시장 규모는 약 220조원 정도로 추산되고 있다. 유럽과 북미가 전체 명품시장의 1/4, 일본이 1/3을 차지하고 있다. 2008년 금융위기 여파로 2009년 8% 감소했던 명품시장이 빠른 회복세를 보이며 다시 성장하는 추세이다.

역시 그 중심에는 중국이 있다. 작년 중국 명품 시장 규모는 약7조원 정도인데, 향후 10년 안에 113조원으로 명품 시장 확대될 것이고, 2020년에는 590조원으로 중국 비중이 20%에 육박할 것이라는 전망치가 나오고 있다. 이것은 명품 시장이 중국과 인도 등 신흥국 시장의 구매에 힘입어 확대되고 있다는 것이고, 따라서 명품에 대한 투자는 상당히 의미가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 럭셔리 펀드란?

명품 자체를 살 수는 없어도 명품에 투자할 수는 있다. 가격인상을 노려 미리 물품을 구입해 파는 것이 아니라, ‘루이뷔통’이나 ‘구찌’, ‘티파니’ 등 이른바 명품 소비재 제조업체에 투자하는 펀드를 말한다.

○ 명품 펀드 규모와 수익률

현재 럭셔리 펀드 규모는 484억 수준이다. 현재 3개 운용사에서 상품이 나와 있는데, 한국투자럭셔리 펀드, IBK럭셔리라이프 펀드, 우리글로벌럭셔리가 있다. 수익률은 연초 이후 6.98%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 1년 수익률의 경우 한국투자럭셔리는 51%, 최근 3년 수익률은 IBK럭셔리라이프 펀드의 경우 56%의 수익률이 났다.

같은 기간동안 다른 지역 수익률을 살펴보면 글로벌 주식의 경우 올들어 2%, 유럽은 3%, 글로벌 신흥국도 -1% 등을 기록하고 있는데, 이것과 비교했을 때 럭셔리 펀드의 올해 수익률은 상당히 좋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대부분의 펀드들이 10% 내외인데 반해, 럭셔리 펀드는 40~50%의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

따라서 수익률 자체에 대한 경쟁력이 있는데, 다만 국내 펀드수가 많지 않아 많이 알려지지 않았고 선입견도 있는 것 같다. 따라서 아직 시장에 대한 반응은 기대만큼 크지 않은 것 같다.

○경기의 영향을 받나?

영향을 받긴 하지만, 단기에 그칠 가능성이 있다. 럭셔리 펀드가 2008년도의 수익은 글로벌 시장 만큼 하락을 했었다. 아무래도 경기침체기에는 불필요한 지출을 줄이기 때문이다. 결국 수요는 회복에 대한 작은 시그널만 와도 원래 소비층이 있기 때문에, 회복속도가 빠르다.

2008년도 럭셔리 펀드의 평균 수익률이 -44%였다. 북미나 유럽처럼 단기적으로 시장의 영향을 받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그 이후 2009년에는 유럽선진국은 20%의 수익률을 기록, 2010년에도 10% 내외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럭셔리 펀드는 선진국 시장과 상당히 차별화된 회복속도를 보였다. 이것은 명품시장에 대한 수요는 항상 존재한다는 것이다.

해외펀드의 경우 중국이나 이머징에만 집중되어 있는 경향이 있는데, 포트폴리오 분산 차원에서라도 럭셔리 펀드에 대한 관심을 기울여 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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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이건희재테크칼럼니스트][이건희의 행복투자]

수직계열화를 이룬 회사나 기업군에서 실적이 좋아지고 주가가 장기적으로 크게 오른
경우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수직계열화(Vertical Integration)’는 A→ B→ C→...
로 이어지면서 수직적 구조를 이루는 사업을 전부 하는 하는 것이다. 이는 ‘다각화(D
iversification)’가 현재 하고 있는 것에 연관되는 사업이나 새로운 분야로 사업의
영역을 확장하는 것과는 다르다.

수직계열화의 대표적인 경우로는 제품의 제조 과정에 필요로 하는 원료를 생산하여 최
종 제품의 판매에 이르기까지 일련의 과정을 직접 전부다 하는 경우, 기초 원료에서
출발하여 중간 원료를 생산하고 중간 원료에서 최종 제품까지 생산하는 과정을 모두
하는 경우, 원자재나 부품을 공급받아 생산하고 유통경로를 통해 소비자에게 공급하는
경우 등을 들 수 있다.

기초 원료나 중간재만을 생산하여 최종 제품을 생산하는 다른 기업으로 넘기는 경우에
비하여, 후방산업에서 소비자를 상대로 하는 최종제품의 생산이나 유통까지 하는 경
우에는 소비자 요구의 변화를 직접 파악하여 제품의 설계와 제조에 빠르게 반영할 수
있기 때문에 스피드 경영이 이루어질 수 있다.

또한 전방산업의 다른 업체에서 원료나 원자재를 받아올 때에 시장 수급의 구조상 가
격협상력을 갖기 힘들면 원료나 원자재의 가격 변화에 기업 이익이 크게 좌우되면서
영업실적의 변동성이 커지게 노출되는데 수직계열화를 통해서 그런 위험을 줄일 수 있
다. 원료의 독점으로 경쟁자를 배제하여 원가 경쟁력이 높고 다른 기업에 비하여 원가
상 우위가 확보된다.

수직계열화를 이루면 원료부터 제품까지의 기술적 일관성에 의해 기술 경쟁력을 키우
기 유리하고, 자체적으로 쌓은 노하우와 기술을 보호하면서 경쟁사에서 모방하는 것을
방지하기 수월하다. 자금조달과 생산계획을 조정하기 용이한 편이며, 공급원과 유통
망을 동시에 가지고 있어서 시장 지배력을 키우는 데도 유리하다.

수직계열화는 한 회사 안에서 이루어지기도 하고, 계열사나 협력회사 제도를 통해서
하는 경우도 많다. 과거의 사례에서부터 근래 사례에까지 수직계열화의 사례들을 보겠
다.

◆삼성전자

설립 이후 일본회사 등과 합작을 통해 제품원료부터 완제품 생산 및 판매에 이르는 수
직계열화를 추진하여 이미 오래전에 수직계열화에 다가선 기업이라 할 수 있다.

삼성전자의 사업은 같은 그룹 안에서 ▲삼성전기(종합전자 부품회사로서 소재부품, 무
선 고주파 부품, 광부품 등 생산) ▲삼성SDI(LCD, PDP, AMOLED, 리튬이온 2차전지 등)
▲삼성테크윈(군수용품과 디지털카메라 등의 정밀기계 제품) ▲삼성코닝정밀소재(삼
성과 미국 CORNING사의 합작법인으로 설립, TFT-LCD용 기판유리 세계시장 점유율 1위
의 무기소재 전문기업) 등과 유기적으로 연관되어 있다.




또한 각종 전자제품에 들어가는 화학물질과 원자재 및 부자재를 제공하는 화학기업인
삼성토탈(삼성그룹 50%, 프랑스토탈그룹 50%로 주주 구성), 삼성석유화학, 삼성정밀화
학, 삼성BP화학 등이 받쳐줌에 따라 다양한 전자제품을 만들어내는 경쟁력을 갖추는데
유리하다.

◆LG전자

LG전자에는 ▲LG디스플레이(TV 및 모니터·휴대폰용 LCD 모듈) ▲LG이노텍(LED PKG,
디지털,아날로그 튜너, 광디스크 드라이브용 모터, 모듈레이터 사업 등) ▲LG실트론(
반도체 소자 제조용 재료인 실리콘 웨이퍼) ▲루셈(㈜LG와 일본 Oki반도체 합작으로
설립, 평판디스플레이의 핵심부품인 Drive IC와 BLU용 LED 생산) 등이 받쳐주고 있다.


또한 LG화학, LG석유화학, LG폴리카보네이트(세계적 화학회사인 Dow Chemical과 LG화
학의 합작법인으로 설립), LG MMA(일본 종합화학업체인 스미모토화학, 일본촉매의 합
작법인으로 설립) 등에서 기초소재가 제공된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경쟁력이 높아진 것에는 그룹 내 수직계열화가 상당 부분 기여하
였다. 일본의 소니가 디스플레이 모듈 회사를 수직계열화하지 못하여 TV시장에서 어려
움을 겪었지만, 이와는 다르게 한국의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삼성SDI와 LG디스플레이
등으로 이어지는 수직적 조달체계를 이루어서 견고한 영업을 해나갔다. 삼성과 LG그룹
에서는 서로 연관되는 산업군이 수원, 구미, 탕정 등 특정 지역 안에 모여 있으면서
원활한 정보교환, 마케팅, 유통에도 유리한 환경이 조성되었다고 볼 수 있다.

◆현대차그룹

금융위기 이후로는 철강재에서 완성차까지 수직계열화를 이룬 현대차그룹이 돋보이고
있다. 철판생산 (현대제철, 현대하이스코) → 공장건설(현대엠코, 현대건설) → 자동
차부품제조(현대모비스)→ 완성차 생산 (현대차, 기아차)→ 차량운반(글로비스)→ 할
부판매(현대캐피탈)로 완벽한 구조를 이루고 있다.

글로비스는 최근 철스크랩(고철)분야에서 현대차그룹의 원료조달 체계에 직접 나서고,
현대하이스코는 2011년 9월부터 2013년 5월까지 9220억원 들여 연산 150만t 규모의
당진2냉연공장을 신설한다.




현대제철도 지난달 제3고로 투자를 발표하는 등 수직계열화를 더욱 강화시켜가고 있다
. 철강분야에서는 수직계열화 구조를 이루면서 유리한 영업환경을 만들어가고 있는 현
대제철에 대해 상대적으로 관심을 둘 만하다.

◆SK그룹

1991년에 원유를 기반으로 하면서 ‘석유에서 섬유까지’라는 모토로 이미 제1의 수직
계열화를 완성하였으며, 지금은 천연가스를 기반으로 하는 LNG(액화천연가스) 사업에
서 제2의 수직계열화에 나서고 있다.

이에 따라 원유와 가스를 양대 축으로 하는 글로벌 에너지 전문그룹으로 성장할 수 있
는 틀이 만들어질 것이다. 세계적으로 원유가 고갈되어가더라도 천연가스는 원유보다
훨씬 더 오랫동안 사용할 수 있는 양이 채굴 가능하다는 측면에서 장기적인 기업 성장
의 기반이 마련되는 셈이다.

◆STX그룹

2001년에 그룹이 출범한지 10년 만에 매출과 자산규모가 100 배나 성장하였다. 이러한
고속 성장의 배경에는 ▲STX메탈(엔진 부품) ▲STX엔진(엔진 제작) ▲STX조선해양(선
박 및 플랜트 건조) ▲STX팬오션(해운)등 서로 연관되는 산업들의 수직계열화를 통하
여 사업 간 시너지 효과가 극대화된 것도 한몫을 했다.

◆사조그룹

수산부문의 수직계열화와 축산부문의 수직계열화를 성공적으로 이루어서 수산업, 축산
업, 육가공 및 식품 제조·판매 분야에서 경쟁력을 높여왔다. 사조산업은 금융위기 발
생하기 이전인 2006년에 비하여, 4년 동안 자본금은 변함이 없음에도 자본총계는 2배
로 늘어나고 매출액도 2배로 늘어났다.

연간 순이익은 6억원에서 374억원으로 비약적으로 증가하였다. 이에 따라 2006년에 사
조산업의 주가는 액면가인 5000원 근처에 머물다가 지금은 액면가의 10배인 5만원을
넘어 있는 상태이다.

◆호남석유

호남석유는 롯데그룹 소속의 석유화학회사로서 NCC에서부터 HDPE, PP, EO, EG까지 수
직계열화를 이루었다. 제품이 수직계열화 구조를 이루어가면서 실적 향상과 더불어 성
장성이 두드러졌다. 올해 한국 주식시장에서 가장 높은 주가상승률을 기록한 종목 중
하나가 되었다.

◆태양광산업체

근래 들어서 여러 기업들이 태양광산업의 수직계열화를 향해 나가고 있다. 현대중공업
이 KCC와 합작해 태양광사업 폴리실리콘 생산을 시작하면서 국내 처음으로 원재료에서
부터 출발해 폴리실리콘→잉곳ㆍ웨이퍼→태양전지→태양광모듈→발전 시스템`으로 이
어지는 수직계열화를 완성했다. 한화, 삼성 등도 2013년께 수직계열화룰 목표로 하고
있다.

◆조직 유연성에 약점

다만 수직계열화에는 빛만 있는 것이 아니라 그림자도 있다. 예를 들어 후방산업인 자
동차 산업이 호황을 보일 때나 후방산업인 가전제품의 매출이 크게 늘어나면 원자재와
부품을 생산하는 회사들 실적이 함께 좋아지면서 선순환이 나타나는 반면, 반대로 후
방산업을 영위하는 업체가 크게 위축되는 시기에는 전 계열사가 함께 어려워질 수도
있다.

따라서 후방산업업체에 대한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아지면 미래에 상황 변화 시 위험도
가 높아질 수 있다. 그래서 현대모비스 같은 경우는 ‘2020년 자동차부품업계 글로벌
톱5’라는 중장기 비전에서 현대모비스 전체 매출 가운데 70%에 달하는 현대·기아차
의존도를 60%까지 낮출 계획이다.

한편 수직계열화의 구조 속에서 조직의 유연성이 떨어지거나 핵심 분야 내부화에 따라
관리비용이 늘어날 수도 있다. 의사결정이 효율적으로 이루어지지 못할 때에는 환경
변화에 오히려 융통성 있는 대응이 힘들 수도 있다. 제도적으로는 반독점, 독점규제법
에 의해 제약받는 부분도 생겨난다.

한국에서 상당수의 대기업군에서 수직계열화가 상당히 성공적으로 이루어졌지만 일본
에서는 실패한 사례도 많다는 평가가 있음에 유의해야한다. 장점이 잘 살려지고 단점
이 최소화되는 것이 중요하다.



이건희재테크칼럼니스트 sam059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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