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에 온지도 어느덧 네 달이 흘렀습니다.
네 달 동안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많은 일들을 겪었습니다.
내가 호주에 왜 왔을까?
요즘 들어 이런 생각을 자주 하게 됩니다.
지금까지 호주에서 내가 한건 무엇일까?
앞으로 호주에 계속 있어야 하는 걸까, 아니면 한국으로 돌아가야 하는 걸까?
한국에 돌아간다면 무엇을 해야 하나?
수많은 물음표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집니다.
때마침 쉬는 날이어서 머리도 식히고 생각도 할겸, 노트북을 들고 겸사겸사 근처에 있는 호수로 갔습니다.
따스하게 내리쬐는 햇살과 뺨을 스치는 시원한 바람이 기분을 한결 나아지게 합니다.
호수가에 앉아 이런 저런 생각에 빠져 봅니다.
그중에서도 나에 대해 많은 것들을 생각합니다.
현재 이곳에서의 생활은 더할나위 없이 만족스럽습니다.
맑은 공기와 창밖으로 보이는 눈으로만 보기엔 아까운 경치들 그리고 비록 말은 잘 통하지 않지만 항상 날 생각해주고 챙겨주는 친구들이 있습니다.
또 얼마 전부터 시작한 스노우보딩에 빠져 살고 있고, 한국에서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여유 있는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항상 마음 한구석에는 채울 수 없는 허전함이 있습니다.
나는 알고 있습니다. 그 허전함이 무엇인지....
나는 경쟁사회에서 점점 도태되고 있는 내가 싫어서,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진 후 찾아온 상실감을 견딜 수 없어서, 더 이상 나를 위한 꿈을 꾸지 않는 내가 싫어 호주행을 결심했습니다.
그리고 호주에 온지 네 달이 지난 지금....
끊임없이 변화를 시도하지만, 결론은 “아직 잘 모르겠다”입니다.
하지만 나는 포기 하지 않을 것입니다.
언젠가는 가슴 한구석에 있는 상실감과 허전함을 털어내고 다시 나를 위한 꿈을 꾸는 날이 반드시 올 테니까요.
나는 할 수 있습니다.
왜냐면 나는 꿈꾸는 밝게 빛나는 사람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