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열대야 피하는 법…이렇게 해보셔요

기사입력2011-07-18 05:07기사수정 2011-07-18 08:45




【서울=뉴시스】배민욱 기자 = 지루했던 장마가 끝나고 본격적인 무더위가 찾아왔다.

특히 올해는 예년보다 무더운 날이 많고 폭염과 열대야가 기승을 부릴 전망이다. 열대야란 여름 한낮에 뜨겁게 달아오른 지표면 열기가 해가 져도 식지 않고 한밤에도 25도 이상 고온이 지속되는 현상이다.

무더운 여름철에는 충분한 휴식을 취하지 못하면 다음날 활동력과 생산성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게 된다. 숙면을 방해하는 열대야를 슬기롭게 극복하는 것이 중요해진 시점이다.

전문가들은 18일 “열대야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낮에 신체 활동을 늘려 몸을 피곤하게 하고 자기 전 목욕으로 땀을 제거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이어 “과음은 숙면을 방해하기 때문에 피해야 한다”며 “저녁 시간대 피우는 담배의 니코틴은 중추신경을 자극해 잠에 드는 것을 방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가능하면 나체로 자라

수면 중에는 체온이 떨어진다. 양질의 수면을 위해서는 깨어 있을 때와 잠들었을 때의 체온 차가 중요하다. 둘 사이의 간극이 확실할수록 깊은 수면을 취할 수 있다.

숙면을 위해서 가장 좋은 방법은 신체를 따뜻하게 한 후 나체로 자는 것이다. 처음에는 익숙하지 않겠지만 한두 번 나체로 잠을 자면 편해진다.

몸이 편안해지면 혈액순환도 원활해지고 체온도 떨어진다. 몸이 급속히 차가워지지 않도록 방 온도를 너무 춥지 않게 해야 한다. 침구는 항상 청결하게 한다.

◇밤에는 거실 조명을 어둡게 한다

멜라토닌은 잠을 오게 하는 호르몬으로 잘 알려져 있다. 대낮과 같은 밝은 조명 아래서는 멜라토닌의 분비가 어려워진다. 자연스러운 졸음을 방해한다.

불을 완전히 끄거나 조명을 아주 약하게 줄여 조명을 켜고 자는 것이 숙면에 도움이 된다.

◇잠들기 전 미지근한 물로 반신욕

잠이 안 오는 것은 상부로 몰려있는 열 때문이다. 반신욕은 몸 아래쪽을 따뜻하게 하고 위쪽은 시원하게 만들어 숙면을 취하는데 도움이 된다.

반신욕은 미지근한 물로 15~20분 정도 해주는 것이 좋다. 이 때 목욕물에 박하 등을 넣어주면 머리와 가슴이 시원해지는 효과를 볼 수 있다. 라벤더도 신경을 안정시키는 효과가 있다.

◇숙면특효 한방차도 마셔보자

저녁시간에 오미자나 대추차를 마시면 잠을 자는 데 도움이 된다. 오미자차는 과열된 심장을 식히고 갈증 해소에 좋다. 대추차는 뱃속을 따뜻하고 든든하게 해 준다.

오미자차를 만들 때는 끓여 식힌 물에 오미자를 넣고 우려 내어 꿀을 타 새콤달콤하게 준다. 자기 전 찬물을 마시는 것은 금물이다. 찬물은 입에서만 시원할 뿐 상부를 더욱 뜨겁게 하고 뱃속을 차갑게 만들어 오히려 잠을 달아나게 한다. 자기 전 마시는 물은 상온이거나 미온수가 좋다.

◇운동을 하자

운동으로 몸을 지치게 하면 도움이 된다. 운동을 많이 한 날은 꿈도 덜 꾸게 된다. 가벼운 맨손체조도 좋다.

◇침실 환경을 쾌적하게…습도부터 낮춘다

덥다고 무작정 온도를 낮추기보다는 습도를 낮추는 것이 더 중요하다. 습도는 50~60%가 쾌적지수다. 선풍기는 1~2시간 정도 맞춰놓는 것이 좋다. 에어컨은 30분 이내에 꺼지도록 예약을 해둔다.

에어컨을 1시간 이상 가동하면 습도가 30~40% 수준으로 내려가기 때문에 호흡기 점막이 말라 저항력이 떨어져 호흡기 질환 발생 가능성이 높아진다.

또 베개를 적절한 높이로 이불은 시원한 소재로 바꾸는 것이 좋다. 베갯속의 소재는 메밀, 겨 등 다소 딱딱하고 통기성이 좋은 것으로 고른다. 목뼈 중 가장 움푹 들어간 7번 경추까지 충분히 받쳐줄 정도의 높이면 더욱 좋다.

◇공포영화·추리소설 금물

찜통더위를 피하기 위해 사람들이 택하는 방법 중 하나는 공포영화 관람이다. 그러나 열대야에 잠이 오지 않는다고 늦게까지 공포영화를 시청하면 지나친 자극으로 숙면을 취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흥미진진한 드라마나 공포영화, 추리소설 등은 잠자리에 들기 전에 정신적 긴장감을 줘 오히려 눈을 초롱초롱하게 만든다.

/mkba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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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트위터·블로그 영향력은 어느 정도?”
by 이희욱 | 2011. 07. 15


블로그나 트위터 같은 소셜미디어를 직접 운영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궁금증을 가졌을 만 한 질문. “내 블로그나 트위터의 영향력은 어느 정도일까?” 글로벌 PR·컨설팅 업체 에델만이 이같은 이용자 호기심을 풀어줄 서비스를 선보였다.

블로그레벨트윗레벨은 이름대로 특정 블로그와 트위터 계정의 영향력을 측정해 보여주는 서비스다. 에델만이 자체 알고리즘을 적용해 만들었다. 이 가운데 트윗레벨은 지난해 MTV ‘트윗 자키’ 선정에 활용되기도 했다.

두 서비스는 국가나 언어에 관계없이 40여개 메트릭을 이용하는 지수 알고리즘을 통해 블로거와 트위터 이용자의 영향력을 측정해 기업과 브랜드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해주는 데 목적을 뒀다. 에델만쪽은 “상위에 이름을 올린 이들은 독창적 아이디어를 내놓아 주변에 정보를 퍼뜨리는 역할을 하거나, 구독자들과 의미 있게 교류하는 사람들”이라고 설명했다.

낸시 루쉐인스키 에델만 디지털 총괄 사장은 “해당 도구들을 ‘다양한 주제에 대한 영향력을 찾아 안내하는 GPS’와 같은 것으로 생각하라”라며 “어떤 블로거나 트위터 이용자가 영향력이 있는지를 파악함으로써 우리는 효과적인 캠페인을 계획하고 평가할 수 있으며, 고객들에게 더 나은 실시간 정보를 제공해 줄 수 있다”라고 서비스 의의를 밝혔다.

 
http://www.bloter.net/archives/68095/trackba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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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블로그, 트위터에서의 영향력을 확인해 보려면, 블로그레벨(bloglevel.com)과 트윗레벨(tweetlevel.com)에 접속하여, 본인의 트위터 ID와 블로그 주소(URL)을 입력하면 된다.


내 블로그는 7.5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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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기업 양극화, 이건희 회장이 노력해도 쉽지 않다”

  • 입력 : 2011.07.13 22:37 / 수정 : 2011.07.13 23:03
13일 오후 경기도 수원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에서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 안철수 원장이 융합기술연구원생들을 대상으로 '기업가 정신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강연하고 있다. /연합뉴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은 기업 양극화와 관련, 실패를 용납하지 않는 우리 기업 문화가 바뀌지 않는 상황에서,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아무리 노력해도 이를 극복하기 힘들다고 주장했다.

13일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이 주최, 경기도 수원 차세대융합기술원에서 열린 ‘제6회 융합포럼’에서, 안 원장은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양극화가 심한 이유에 대한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그는 또 “한국의 기업문화는 그동안 선진국을 따라잡는 방식의 발전을 추구했던 반면, 새로운 시도에 대해서는 실패를 용납하지 않았다”면서, “세계적인 천재의 아이디어가 성공할 확률도 10%인데, 이런 문화 때문에 다른 천재들도 아이디어를 내놓지 않는 악순환이 발생한다”고 말했다.

이날 질의응답 시간에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를 창업한 한 대학생이 “창업하기 어려운데 자문을 구한다”고 하자, 안 원장은 “만장일치 구조가 가장 좋다. 하지만 사회과학적으로 4명까지는 만장일치가 가능하나 5명부터는 힘들다”면서, “같은 전공을 가진 사람끼리 창업하는 것도 다양성이 없어 좋지 않다”고 조언했다.

이날 강의는 ‘기업가 정신이란 무엇인가?’라는 주제로 오후 4시부터 약 1시간 30분 동안 진행됐다. 안 원장은 “기업가에 대한 고정관념은 없다. 어떤 위험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에 옮겨서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가치를 만드는 사람이 기업가”라고 말했다. 안 원장은 “기업가들이 친구를 잘 사귈 것이라는 것은 오해다. 다음 커뮤니케이션 창업자 이재용 대표도 실제로 내성적인 사람인데, 사장이 되면서 사람들을 적극적으로 만나기 시작한 것이다”고 전했다.

안 원장은 대기업 사원들은 99% 예측대로 일하지만, 창업하는 사람들은 99%가 예측대로 되지 않는다고 했다. “똑똑한 사람들이 사업에 망하는 경우가 많은데, 자신의 생각과 다르게 나타나는 시장 현상에 능동적으로 적응해야 한다”면서, “미국 실리콘밸리에서도 5~7년 지나야 돈을 벌기 시작한다. 정말로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는 사람들만이 살아남는다”고 말했다.

안 원장은 또 ‘만 시간 법칙’을 강조했다. 하루에 집중을 3시간씩 1년 해야 1000시간, 10년 해야 1만 시간이라고 했다. 안 원장은 “유명 콩쿠르에서 2·3등 하는 사람은 총 연습시간이 5000시간이라고 한다. 익숙한 곡만 연습하면 오히려 총 연습시간을 감소시킨다”면서 “조금 힘든 것으로 해야 총 시간을 늘릴 수 있다”고 말했다. 끊임없이 노력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조금 더 어려운 것에 계속 도전하는 정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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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 신흥국서 불티나네'…럭셔리 펀드, 수익률도 눈부실까?



■ 이재순 IBK자산운용 이사

○ 명품이란?

일단 사전적 의미로 뛰어나거나 이름난 물건 또는 그런 작품이 영어로는 ‘럭셔리(luxury)’인데 고소득층을 겨냥해 값비싼 재료를 사용하고, 적은 물량으로 고급스럽게 만들어낸 상품을 말한다. 그러나 럭셔리에는 두 가지 양면성을 갖고 있다.

좋은 의미에서는 명품이지만 부정적 의미에서는 ‘사치품’이기 때문 오랜 전통을 가진 장인이 한땀 한땀 정성을 들여 최상의 상품을 만들었다는 의미의 명품이 될 수도 있지만, 럭셔리 상품은 생활필수품과 가장 거리가 먼 대상임이다. 있으면 좋지만 없어도 되는 ‘사치품’이 될 수도 있다.

○ 대표적인 럭셔리 제품

세계 3대 명품 그룹중 루이비통 모엣 헤네시가 세계 최대이다. 루이뷔통 · 마크 제이콥스 · 크리스찬 라크르와 · 로에베 · 크리스찬 디오르 · 지방시 · 겐조 등 최고급 패션 브랜드 뿐만 아니라 샴페인, 와인, 보석, 화장품, 시계 등 60여개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리치몬드라는 그룹도 세계 2위로, 시계 및 보석류로 까르띠에, 바쉐론 콘스탄틴, 피아제, 던힐 등을 거느리고 있다. PPR 그룹, 일명 구찌 그룹이라고 하는데 구찌, 이브 생 로랑, 부세론, 보테가베네타, 발렌시아가, 알렉산더맥퀸 등 을 가지고 있다.

이런 명품 그룹들은 80년대 중후반 이후 기존의 명품 회사들이 M&A 등의 합병을 통해 대형 그룹화 시키면서 체계적인 브랜드 관리 및 시장 확대 전략을 폈다. 따라서 명품 시장의 확대 및 새로운 기업의 진입 장벽을 만들며 마치 ‘그들만의 리그’가 공고히 되고 있다.

○ 명품 시장, 규모 확대?

컨설팅업체인 베인 & 컴퍼니에 따르면 전세계 명품 시장 규모는 약 220조원 정도로 추산되고 있다. 유럽과 북미가 전체 명품시장의 1/4, 일본이 1/3을 차지하고 있다. 2008년 금융위기 여파로 2009년 8% 감소했던 명품시장이 빠른 회복세를 보이며 다시 성장하는 추세이다.

역시 그 중심에는 중국이 있다. 작년 중국 명품 시장 규모는 약7조원 정도인데, 향후 10년 안에 113조원으로 명품 시장 확대될 것이고, 2020년에는 590조원으로 중국 비중이 20%에 육박할 것이라는 전망치가 나오고 있다. 이것은 명품 시장이 중국과 인도 등 신흥국 시장의 구매에 힘입어 확대되고 있다는 것이고, 따라서 명품에 대한 투자는 상당히 의미가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 럭셔리 펀드란?

명품 자체를 살 수는 없어도 명품에 투자할 수는 있다. 가격인상을 노려 미리 물품을 구입해 파는 것이 아니라, ‘루이뷔통’이나 ‘구찌’, ‘티파니’ 등 이른바 명품 소비재 제조업체에 투자하는 펀드를 말한다.

○ 명품 펀드 규모와 수익률

현재 럭셔리 펀드 규모는 484억 수준이다. 현재 3개 운용사에서 상품이 나와 있는데, 한국투자럭셔리 펀드, IBK럭셔리라이프 펀드, 우리글로벌럭셔리가 있다. 수익률은 연초 이후 6.98%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 1년 수익률의 경우 한국투자럭셔리는 51%, 최근 3년 수익률은 IBK럭셔리라이프 펀드의 경우 56%의 수익률이 났다.

같은 기간동안 다른 지역 수익률을 살펴보면 글로벌 주식의 경우 올들어 2%, 유럽은 3%, 글로벌 신흥국도 -1% 등을 기록하고 있는데, 이것과 비교했을 때 럭셔리 펀드의 올해 수익률은 상당히 좋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대부분의 펀드들이 10% 내외인데 반해, 럭셔리 펀드는 40~50%의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

따라서 수익률 자체에 대한 경쟁력이 있는데, 다만 국내 펀드수가 많지 않아 많이 알려지지 않았고 선입견도 있는 것 같다. 따라서 아직 시장에 대한 반응은 기대만큼 크지 않은 것 같다.

○경기의 영향을 받나?

영향을 받긴 하지만, 단기에 그칠 가능성이 있다. 럭셔리 펀드가 2008년도의 수익은 글로벌 시장 만큼 하락을 했었다. 아무래도 경기침체기에는 불필요한 지출을 줄이기 때문이다. 결국 수요는 회복에 대한 작은 시그널만 와도 원래 소비층이 있기 때문에, 회복속도가 빠르다.

2008년도 럭셔리 펀드의 평균 수익률이 -44%였다. 북미나 유럽처럼 단기적으로 시장의 영향을 받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그 이후 2009년에는 유럽선진국은 20%의 수익률을 기록, 2010년에도 10% 내외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럭셔리 펀드는 선진국 시장과 상당히 차별화된 회복속도를 보였다. 이것은 명품시장에 대한 수요는 항상 존재한다는 것이다.

해외펀드의 경우 중국이나 이머징에만 집중되어 있는 경향이 있는데, 포트폴리오 분산 차원에서라도 럭셔리 펀드에 대한 관심을 기울여 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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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이건희재테크칼럼니스트][이건희의 행복투자]

수직계열화를 이룬 회사나 기업군에서 실적이 좋아지고 주가가 장기적으로 크게 오른
경우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수직계열화(Vertical Integration)’는 A→ B→ C→...
로 이어지면서 수직적 구조를 이루는 사업을 전부 하는 하는 것이다. 이는 ‘다각화(D
iversification)’가 현재 하고 있는 것에 연관되는 사업이나 새로운 분야로 사업의
영역을 확장하는 것과는 다르다.

수직계열화의 대표적인 경우로는 제품의 제조 과정에 필요로 하는 원료를 생산하여 최
종 제품의 판매에 이르기까지 일련의 과정을 직접 전부다 하는 경우, 기초 원료에서
출발하여 중간 원료를 생산하고 중간 원료에서 최종 제품까지 생산하는 과정을 모두
하는 경우, 원자재나 부품을 공급받아 생산하고 유통경로를 통해 소비자에게 공급하는
경우 등을 들 수 있다.

기초 원료나 중간재만을 생산하여 최종 제품을 생산하는 다른 기업으로 넘기는 경우에
비하여, 후방산업에서 소비자를 상대로 하는 최종제품의 생산이나 유통까지 하는 경
우에는 소비자 요구의 변화를 직접 파악하여 제품의 설계와 제조에 빠르게 반영할 수
있기 때문에 스피드 경영이 이루어질 수 있다.

또한 전방산업의 다른 업체에서 원료나 원자재를 받아올 때에 시장 수급의 구조상 가
격협상력을 갖기 힘들면 원료나 원자재의 가격 변화에 기업 이익이 크게 좌우되면서
영업실적의 변동성이 커지게 노출되는데 수직계열화를 통해서 그런 위험을 줄일 수 있
다. 원료의 독점으로 경쟁자를 배제하여 원가 경쟁력이 높고 다른 기업에 비하여 원가
상 우위가 확보된다.

수직계열화를 이루면 원료부터 제품까지의 기술적 일관성에 의해 기술 경쟁력을 키우
기 유리하고, 자체적으로 쌓은 노하우와 기술을 보호하면서 경쟁사에서 모방하는 것을
방지하기 수월하다. 자금조달과 생산계획을 조정하기 용이한 편이며, 공급원과 유통
망을 동시에 가지고 있어서 시장 지배력을 키우는 데도 유리하다.

수직계열화는 한 회사 안에서 이루어지기도 하고, 계열사나 협력회사 제도를 통해서
하는 경우도 많다. 과거의 사례에서부터 근래 사례에까지 수직계열화의 사례들을 보겠
다.

◆삼성전자

설립 이후 일본회사 등과 합작을 통해 제품원료부터 완제품 생산 및 판매에 이르는 수
직계열화를 추진하여 이미 오래전에 수직계열화에 다가선 기업이라 할 수 있다.

삼성전자의 사업은 같은 그룹 안에서 ▲삼성전기(종합전자 부품회사로서 소재부품, 무
선 고주파 부품, 광부품 등 생산) ▲삼성SDI(LCD, PDP, AMOLED, 리튬이온 2차전지 등)
▲삼성테크윈(군수용품과 디지털카메라 등의 정밀기계 제품) ▲삼성코닝정밀소재(삼
성과 미국 CORNING사의 합작법인으로 설립, TFT-LCD용 기판유리 세계시장 점유율 1위
의 무기소재 전문기업) 등과 유기적으로 연관되어 있다.




또한 각종 전자제품에 들어가는 화학물질과 원자재 및 부자재를 제공하는 화학기업인
삼성토탈(삼성그룹 50%, 프랑스토탈그룹 50%로 주주 구성), 삼성석유화학, 삼성정밀화
학, 삼성BP화학 등이 받쳐줌에 따라 다양한 전자제품을 만들어내는 경쟁력을 갖추는데
유리하다.

◆LG전자

LG전자에는 ▲LG디스플레이(TV 및 모니터·휴대폰용 LCD 모듈) ▲LG이노텍(LED PKG,
디지털,아날로그 튜너, 광디스크 드라이브용 모터, 모듈레이터 사업 등) ▲LG실트론(
반도체 소자 제조용 재료인 실리콘 웨이퍼) ▲루셈(㈜LG와 일본 Oki반도체 합작으로
설립, 평판디스플레이의 핵심부품인 Drive IC와 BLU용 LED 생산) 등이 받쳐주고 있다.


또한 LG화학, LG석유화학, LG폴리카보네이트(세계적 화학회사인 Dow Chemical과 LG화
학의 합작법인으로 설립), LG MMA(일본 종합화학업체인 스미모토화학, 일본촉매의 합
작법인으로 설립) 등에서 기초소재가 제공된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경쟁력이 높아진 것에는 그룹 내 수직계열화가 상당 부분 기여하
였다. 일본의 소니가 디스플레이 모듈 회사를 수직계열화하지 못하여 TV시장에서 어려
움을 겪었지만, 이와는 다르게 한국의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삼성SDI와 LG디스플레이
등으로 이어지는 수직적 조달체계를 이루어서 견고한 영업을 해나갔다. 삼성과 LG그룹
에서는 서로 연관되는 산업군이 수원, 구미, 탕정 등 특정 지역 안에 모여 있으면서
원활한 정보교환, 마케팅, 유통에도 유리한 환경이 조성되었다고 볼 수 있다.

◆현대차그룹

금융위기 이후로는 철강재에서 완성차까지 수직계열화를 이룬 현대차그룹이 돋보이고
있다. 철판생산 (현대제철, 현대하이스코) → 공장건설(현대엠코, 현대건설) → 자동
차부품제조(현대모비스)→ 완성차 생산 (현대차, 기아차)→ 차량운반(글로비스)→ 할
부판매(현대캐피탈)로 완벽한 구조를 이루고 있다.

글로비스는 최근 철스크랩(고철)분야에서 현대차그룹의 원료조달 체계에 직접 나서고,
현대하이스코는 2011년 9월부터 2013년 5월까지 9220억원 들여 연산 150만t 규모의
당진2냉연공장을 신설한다.




현대제철도 지난달 제3고로 투자를 발표하는 등 수직계열화를 더욱 강화시켜가고 있다
. 철강분야에서는 수직계열화 구조를 이루면서 유리한 영업환경을 만들어가고 있는 현
대제철에 대해 상대적으로 관심을 둘 만하다.

◆SK그룹

1991년에 원유를 기반으로 하면서 ‘석유에서 섬유까지’라는 모토로 이미 제1의 수직
계열화를 완성하였으며, 지금은 천연가스를 기반으로 하는 LNG(액화천연가스) 사업에
서 제2의 수직계열화에 나서고 있다.

이에 따라 원유와 가스를 양대 축으로 하는 글로벌 에너지 전문그룹으로 성장할 수 있
는 틀이 만들어질 것이다. 세계적으로 원유가 고갈되어가더라도 천연가스는 원유보다
훨씬 더 오랫동안 사용할 수 있는 양이 채굴 가능하다는 측면에서 장기적인 기업 성장
의 기반이 마련되는 셈이다.

◆STX그룹

2001년에 그룹이 출범한지 10년 만에 매출과 자산규모가 100 배나 성장하였다. 이러한
고속 성장의 배경에는 ▲STX메탈(엔진 부품) ▲STX엔진(엔진 제작) ▲STX조선해양(선
박 및 플랜트 건조) ▲STX팬오션(해운)등 서로 연관되는 산업들의 수직계열화를 통하
여 사업 간 시너지 효과가 극대화된 것도 한몫을 했다.

◆사조그룹

수산부문의 수직계열화와 축산부문의 수직계열화를 성공적으로 이루어서 수산업, 축산
업, 육가공 및 식품 제조·판매 분야에서 경쟁력을 높여왔다. 사조산업은 금융위기 발
생하기 이전인 2006년에 비하여, 4년 동안 자본금은 변함이 없음에도 자본총계는 2배
로 늘어나고 매출액도 2배로 늘어났다.

연간 순이익은 6억원에서 374억원으로 비약적으로 증가하였다. 이에 따라 2006년에 사
조산업의 주가는 액면가인 5000원 근처에 머물다가 지금은 액면가의 10배인 5만원을
넘어 있는 상태이다.

◆호남석유

호남석유는 롯데그룹 소속의 석유화학회사로서 NCC에서부터 HDPE, PP, EO, EG까지 수
직계열화를 이루었다. 제품이 수직계열화 구조를 이루어가면서 실적 향상과 더불어 성
장성이 두드러졌다. 올해 한국 주식시장에서 가장 높은 주가상승률을 기록한 종목 중
하나가 되었다.

◆태양광산업체

근래 들어서 여러 기업들이 태양광산업의 수직계열화를 향해 나가고 있다. 현대중공업
이 KCC와 합작해 태양광사업 폴리실리콘 생산을 시작하면서 국내 처음으로 원재료에서
부터 출발해 폴리실리콘→잉곳ㆍ웨이퍼→태양전지→태양광모듈→발전 시스템`으로 이
어지는 수직계열화를 완성했다. 한화, 삼성 등도 2013년께 수직계열화룰 목표로 하고
있다.

◆조직 유연성에 약점

다만 수직계열화에는 빛만 있는 것이 아니라 그림자도 있다. 예를 들어 후방산업인 자
동차 산업이 호황을 보일 때나 후방산업인 가전제품의 매출이 크게 늘어나면 원자재와
부품을 생산하는 회사들 실적이 함께 좋아지면서 선순환이 나타나는 반면, 반대로 후
방산업을 영위하는 업체가 크게 위축되는 시기에는 전 계열사가 함께 어려워질 수도
있다.

따라서 후방산업업체에 대한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아지면 미래에 상황 변화 시 위험도
가 높아질 수 있다. 그래서 현대모비스 같은 경우는 ‘2020년 자동차부품업계 글로벌
톱5’라는 중장기 비전에서 현대모비스 전체 매출 가운데 70%에 달하는 현대·기아차
의존도를 60%까지 낮출 계획이다.

한편 수직계열화의 구조 속에서 조직의 유연성이 떨어지거나 핵심 분야 내부화에 따라
관리비용이 늘어날 수도 있다. 의사결정이 효율적으로 이루어지지 못할 때에는 환경
변화에 오히려 융통성 있는 대응이 힘들 수도 있다. 제도적으로는 반독점, 독점규제법
에 의해 제약받는 부분도 생겨난다.

한국에서 상당수의 대기업군에서 수직계열화가 상당히 성공적으로 이루어졌지만 일본
에서는 실패한 사례도 많다는 평가가 있음에 유의해야한다. 장점이 잘 살려지고 단점
이 최소화되는 것이 중요하다.



이건희재테크칼럼니스트 sam0593@hanmail.net
<저작권자 ⓒ 머니투데이 경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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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는 왜 ‘강남 쏘나타’ 됐을까?

2011-05-17 18:17

야성적 성능·디자인에 여성성 가미·부드러운 카리스마로 女心 장악
사모님들의 최고 액세서리




#1. 지난 12일 낮 3시 서울시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백화점 오거리. 기자는 5분여 동안 지켜서서 운행하는 차량들을 조사했다. 1위는 예상대로 현대자동차(상용차 포함). 76대로 가장 많았다. 2위는 당연히 기아차, 르노삼성차, 한국GM 등 국내 완성차 중 하나이겠지. 그러나 기자의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놀랍게도 BMW가 42대나 됐다. 기아차는 39대로 3위에 머물렀다.

요즘 BMW를 ‘강남 그랜저’ ‘강남 쏘나타’라고 부른다더니... 대한민국 유행의 중심이라 불리는 압구정동, 청담동, 강남역 한복판을 BMW가 사실상 정복한 셈이다.

#2. 스승의 날을 이틀 앞둔 지난 13일 저녁,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모 중국음식점. 이 자리에는 강남 모 중학교 2학년 남학생의 어머니 15명이 함께 자리를 했다.

2년 전 혼다의 베스트셀링 SUV인 CR-V를 탄 A(44)씨. 그녀는 바로 옆에 앉아 있는 B(43) 씨 때문에 왕창 자존심이 상했다. 주차장에서 B씨가 신형 BMW 528i에서 내리는 것을 봤기 때문이다. 이틀 후 A씨는 남편과 함께 BMW 전시장을 찾아 최근 인기가 치솟고 있는 520d모델을 계약했다. 5년 할부 구매였지만 상관없었다.

강남 아줌마들에게 최고의 액세서리는 샤넬ㆍ루이비통 가방이나 로로피아나 스카프가 아니라 BMW 자동차 키라는 얘기다.

이 같은 현상은 수입차 시장 판도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올 들어 지난 4월까지 BMW는 8039대를 팔아 2위(메르세데스-벤츠 6030대)를 크게 따돌렸다. 전년 대비 판매성장률은 105.8%. 2위를 기록한 푸조(65%)나 3위의 메르세데스-벤츠(24.5%)에 비해 월등하다. 이러한 속도라면 후발 경쟁업체들이 따라잡기가 더 이상 불가능해 보일 정도의 ‘독주’다.

외산 명차에는 벤츠도 있고 아우디도 있다. 또 한때 선풍적 인기몰이를 했던 렉서스도 있다. 그런데 왜 하필 이 시점에 BMW일까. 그 비결은 무엇일까.

▶여심(女心)을 사냥하라 = BMW코리아는 모든 마케팅을 여성의 취향에 맞춰 나가고 있다. 행사는 작은  바(Bar)나 건물 주차장을 이용한다. 소박하다. 기존의 돈만 처바르는(?) 식의 대규모 이벤트는 아예 퇴출시켰다.

대신 머리를 쓴다. 뉴 5시리즈와 7시리즈를 출시하기에 앞서 진행한 ‘클로즈드룸(Closed Room)’ 이벤트가 대표적인 사례. 신비주의 마케팅을 콘셉트로 한 이 행사는 타 업체들이 벤치마킹에 나설 정도로 톡톡효과를 봤다. 여성 고객들이 쉽게 BMW의 디자인과 기술, 철학에 대해 부담없이 접할 수 있는 자리로 인식되고 있다. 방송 드라마 협찬 등도 물량보다는 여성 시청자에게 먹힐 만한 작품을 제대로 골라 집중한다.

디자인과 성능에서도 여성성을 강화하고 있다.

요즘 BMW가‘ 강남 그랜저’‘ 강남 쏘나타’라고 불릴 정도로 압구정동, 청담동 등 강남 일대에선 흔하게 찾아볼 수 있다. 이제 강남 아줌마들에게는 최고의 액세서리는 샤넬ㆍ루이비통 가방이 아니라 BMW 자동차 키라는 얘기다.                             [사진=박해묵 기자/mook@heraldm.com]

지난 2009년 출시된 6세대 모델은 네덜란드 출신 아드리안 반 호이동크 사장의 작품. 그는 지난해 9월 프랑스 파리모터쇼에서 헤럴드경제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크리스뱅글의 남성적 디자인에 앞으로는 더욱더 엘레강스함을 가미할 것”이라며 여성성을 강조할 것임을 시사한 바 있다.

변화는 디자인뿐 아니라 승차감 주행성능 등에도 그대로 반영됐다. 6세대 5시리즈가 처음 출시됐을 당시 일부 고객들은 “BMW의 야성이 전혀 나타나지 않는다”며 “일본 도요타의 렉서스 같은 안락함만 느껴진다”고 말해 기대보다는 혹평을 내린 바 있다.

하지만 시간이 약이었다. 기존 BMW의 주행성능에서 가장 큰 특징인 빠른 응답성에 렉서스의 부드러운 승차감이 적절히 합쳐져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누구나 만족하는 프리미엄카가 된 것이다. 심지어 경쟁 차종이었던 렉서스 ES350운전하던 여성 운전자들마저 BMW의 ‘부드러운 카리스마’에 반해 차를 바꾸기에 이렀다.

BMW의 최대 국내 딜러인 코오롱모터스의 구승회 과장은 “전체 판매량 가운데 40%가 강남 고객들”이라며 “특히 강남의 경우 차량 소유 명의는 남성 고객 혹은 법인차량이어도 실수요자는 여성인 경우가 절반 이상이어서 여성이 차량 선택의 주도권을 쥐고 있는 경우가 많다”고 분석했다.

▶‘처음만 좋은’ 수입차? 나중에도 좋아야...=국내 수입차 고객들의 불만은 단연 빈약한 애프터서비스 망이다.

BMW코리아는 현재 총 29개의 서비스센터를 갖추고 있다. 수입 자동차 업체 중 단연 1위다. BMW의 무서운 경쟁 상대로 떠오르고 있는 아우디의 AS센터는 아직 17곳에 불과하다. 이탈리아 정통 스포츠카를 표방하고 있는 페라리나 람보르기니의 경우 AS센터가 전국에 딱 한 곳에 불과할 정도다.

하지만 BMW코리아 내부에서는 급속도로 늘어나는 판매대수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김효준 BMW코리아 사장은 지난 3월 열린 2011서울모터쇼에서 “올해 안에 AS센터를 41곳까지 늘려 수입차 업체들 가운데 명실상부한 최고 최다 AS망을 갖추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BMW코리아 관계자는 “고객들은 1000만~2000만원을 주고 산 국산 차량은 언제 어디서든 척척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데 적게는 5000만원, 많게는 억대를 주고 산 차량이 제때 정확한 AS를 받지 못한다는 것은 고객들이 용납할 수 없는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AS망을 확충하는 것이 성장하는 자동차 업체가 지속가능한 성장을 하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BMW를 경험하게 하라= 지난 1999년 2월 BMW는 긴급 이사회를 소집했다. 계열사인 영국의 ‘로버’그룹이 심각한 적자의 늪에 빠지자 대주주인 콴트(Quandt) 가문이 피체스리더 회장을 경질했기 때문이다.

바통을 넘겨 받은 현 경영진은 BMW의 다른 길을 찾았다. 전통적인 세단에서 탈피하는 것이었다. 그 결과 신개념 SUV인 X5가 나왔다. Z8 쿠페, X6, Z4, 그리고 최근 출시된 그란투리스모(GT)까지 장르를 파괴한 마치 콘셉트카 같은 차량들이 판매 대리점에 나왔다. BMW가 자동차 업계의 ‘이단아’로 거듭나는 순간이다. 지난해 9월에는 BMW 액티브 하이브리드 X6와 BMW 액티브하이브리드7 등 판매량보다는 BMW의 기술력을 과시할 수 있는 모델들도 한국 시장에 내놓았다.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지는 차들... 그러나 차만 좋다고 팔리는 것은 아니다. BMW코리아는 실구매로 연결시키기 위해 화끈한(?) 시승, 이른바 체험마케팅을 나서고 있다.

최근 열렸던 BMW X 패밀리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 시승행사가 대표적인 예. 이 행사는 일반 고객들이 신형X3와 X5, X6 등 X 패밀리의 다양한 모델들을 일반도로, 오프로드 등에서 직접 타볼 수 있게 했다. 


이런 시승행사는 언론사 자동차 담당 기자나 동호회원들의 전유물이었던 형식을 깨고 문호를 활짝 개방한 것이다. BMW의 한 딜러는 "그동안 시승행사에서 소외됐던 일부 여성 고객들은 시승 직후 현장에서 계약을 하는 일까지 생길 정도"라고 귀띔했다.

BMW는 세상에서 가장 안전한 차도, 가장 고급스러운 차도, 가장 빠른 차도 아니다. 한 발 앞서 시대를 읽고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은 열린 마음이 BMW를 세계 최고의 차로 끌어올렸다.

앞서 가는 데는 모험이 필요하다. 성공할 수도 실패할 수도 있다. BMW는 철저하다. 하지만 빠르다. 곧바로 움직인다. 바로 이것이 ‘BMW 강남 대첩’의 최대 비결이다.

윤정식 기자/yjs@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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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佛 '록시땅'社 가이거 CEO와 보송 크리에이티브 컨설턴트
"상품개발 천재" "경영 탁월" 서로 믿고 상대방 노터치
자연주의 화장품社 동업 1994년 매장 3개로 시작 100개국 1500개로 키워
자신이 갖지 못한 더 훌륭한 반쪽을 상대방에게서 구하고 함께 성공 일궈
해마다 휴가도같이 보내며 사업 전략 논의

프랑스의 자연주의 화장품 기업 '록시땅(L'OCCITANE)'은 양쪽 뇌(腦)를 가졌다. 오른쪽 뇌(감성·感性)는 크리에이티브 컨설턴트인 올리비에 보송(Olivier Baussan·58)씨, 왼쪽 뇌(이성·理性)는 CEO인 라이놀트 가이거(Reinold Geiger·63)씨다.

보송씨와 가이거씨가 동업을 시작한 1994년 매장 3곳뿐이던 로컬기업 록시땅은, 오늘날 100개 국가에 1500개 매장을 가진 글로벌기업이 됐다. 그동안 기업가치는 1300배 넘게 커졌다. 280만달러 투자로 시작한 개인기업이 시가총액 37억달러인 상장회사로 성장한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10초에 하나씩 팔린다는 핸드크림이 대표상품이다.

록시땅의 보송씨와 가이거씨는 기업인으로서 자신이 갖지 못한 '더 훌륭한 반쪽(better half)'을 상대방에게서 구하며 성공을 함께 일궜다.

원래 보송씨는 실패한 경영자였다. 1976년 록시땅을 창업했지만 회사를 키우지 못했고, 벤처캐피털의 먹잇감이 돼 경영권을 빼앗길 상황에 빠졌다. 자연주의 화장품을 개발하고 소비자를 사로잡는 스토리텔링을 가미하는 노하우(know-how)는 특별했지만, 경영에는 소질도 관심도 없었던 탓이다.

가이거씨는 한때 열정이 식은 사업가였다. 젊어서 사업으로 큰돈을 번 덕에 아쉬울 것이 없었다. 몇 년을 무기력하게 보냈다. 하지만 그는 "일단 시작하면 죽도록 일한다" "밑지는 장사는 절대 안 한다"는 강한 근성을 가진 비즈니스맨이었다. 결국 새롭게 도전할 만한 사업, 성장시킬 수 있는 사업을 찾으러 다시 나섰다.

록시땅을 구원할 투자자를 찾던 보송씨, 열정과 능력을 다시 발휘할 대상을 모색하던 가이거씨. 두 남자는 1994년 친구의 소개로 처음 만났다. 가이거씨는 고령사회에 접어든 선진국, 미용에 대한 지출이 커지는 신흥국 모두에서 자연주의 화장품의 수요가 자라나고 있다고 봤다. 그는 "프로방스의 아름다움을 담은 자연주의 화장품으로 세계시장을 공략하면 틀림없이 성공한다"며 보송씨의 손을 잡았다.
프랑스 출신 올리비에 보송씨는 시를 쓰고 식물을 돌보는 낭만주의자다. 록시 땅의 자연주의 화장품은 그의 꿈꾸는 듯한 상상력의 산물이다 / 록시땅 제공
두 남자의 천성(天性)은 상극(相剋). 문학을 전공하고 시를 쓰며 식물을 돌보는 보송씨, 스키 챔피언에 MBA 출신으로 사업에서 잔뼈가 굵은 가이거씨. '낭만주의자'와 '현실주의자'가 만난 셈이다.

하지만 두 남자는 각자의 강점은 키우고, 약점은 버리는 '스마트 초이스(smart choice)'로 성공했다. 프로방스의 자연미(自然美)를 담은 화장품 개발은 보송씨, 글로벌 마켓 진출을 겨냥한 대담하고 치밀한 경영은 가이거씨로 역할을 나눴다.

두 남자의 결합은 '마리아주(mariage)'로 불린다. 결혼(結婚) 또는 와인과 음식의 궁합(宮合)을 뜻하는 프랑스 말이다. 물리적 결합을 넘어 화학적 결합을 이룬 리더십이다. 경영학자들이 '상호보완적 리더십(complementary leadership)'이라고 부르는 경영진 구성의 성공 사례라고 할 수 있다.

하버드비즈니스리뷰(HBR)는 "상호보완(相互補完) 리더십이 성공하려면 '4개의 기둥'을 굳건히 세워야 한다"고 분석했다. 4개의 기둥은 '신뢰' '커뮤니케이션' '공동의 목표' '일치된 노선'이다.

중심 기둥은 리더 간의 '신뢰'다. 서로가 회사의 이익을 위한 최선의 존재라고 확신하는 것이다. 보송씨는 주주로서의 의결권을 가이거씨에게 백지위임할 정도로 신뢰가 깊다.

회사가 한 방향으로 움직이기 위해서는 리더들이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공동의 목표'와 '일치된 노선'을 형성해야 한다. 어떤 목적지를 향하여, 어떤 길로 갈 것인지를 대화와 설득을 통해 확정하는 것이다. 보송씨와 가이거씨는 해마다 휴가를 함께 보내며 사업전략을 논의한다. 덕분에 동업을 시작하고 처음 10년 동안 적자(赤字)를 겪었지만 비즈니스모델을 꾸준히 유지할 수 있었다.

지난 17년 동안 상호보완적 리더십을 성공적으로 발휘해 온 록시땅의 올리비에 보송씨와 라이놀트 가이거씨를 Weekly BIZ가 지난달 19~20일 프랑스에서 잇따라 만났다.

프랑스 남부 프로방스 지역 마노스크(Manosque)에 있는 록시땅(L'OCCITANE) 공장. 올리비에 보송(Baussan)씨는 검은색 진바지에 푸른색 작업복을 걸치고 나타났다. 얼굴은 땀범벅이었고, 옷에는 풀잎이 묻어 있었다. 화장품 원료 식물인 올리브와 라벤더를 만지다가 나왔다고 했다.

"CEO 가이거씨는 진정한 의미의 비즈니스맨입니다. 프로방스의 작은 회사를 다국적 기업으로 성장시킨 그를 존경하지 않을 수 없어요. 나는 그에게 확실한 '믿음'을 가지고 있어요."

록시땅의 글로벌비즈니스 본부가 있는 스위스 제네바에서 화상전화로 파리 사무실로 연결된 라이놀트 가이거(Geiger)씨. 검은색 정장과 흰색 셔츠 차림인 그는 뿔테 안경을 꺼내 쓰고 메모를 해가며 인터뷰에 응했다.

"보송씨는 내가 갖지 못한 크리에이터(creator·창조자)의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화장품 개발 아이디어는 그의 머리에서 나오죠. 서로의 '믿음'을 기반으로 회사를 키워왔어요."

보송씨와 가이거씨는 자신들의 공약수를 '믿음'으로 요약했다. 상호보완적 리더십이 성공하기 위한 4대 요소의 핵심인 '신뢰'와 같은 말이다. 나머지 요소인 '커뮤니케이션' '공동의 목표' '일치된 노선'도 모두 신뢰에서 출발한다.

■신뢰… "상대방이 원하는 것을 마음껏 할 수 있도록"

청소년 시절 고국 오스트리아에서 스키 선수였던 라이놀트 가이거씨는 경영 대학원을 마치고 여러 사업에 성공한 베테랑 비즈니스맨이다. 그의 대담하고 치밀한 경영전략이 록시땅을 글로벌 기업으로 키웠다. /게티이미지
"자연주의 화장품 개발은 여전히 보송씨에게 맡깁니다. 누구도 그의 창조성을 따라오지 못한다고 처음부터 믿었어요."(가이거씨)

"나는 록시땅 전체 지분의 4%가 넘는 지분을 가진 공동주주입니다. 그렇지만 나는 주주총회에 가지도 않아요. 의결권은 전부 가이거씨에게 맡깁니다. 그의 경영능력을 확실하게 믿으니까요."(보송씨)

신뢰는 리더들이 서로가 회사의 이익을 위한 최선의 존재라고 확신하는 것이다. 리더 간의 신뢰는 흔히 상대방에게 그가 원하는 것을 마음껏 할 수 있도록 길을 터주는 형태로 나타난다.

보송씨와 가이거씨의 철저한 역할분담이 좋은 사례다. 1994년 가이거씨를 처음 만났을 때 보송씨는 회사를 키우려고 불러들인 벤처캐피탈에 경영권을 빼앗길 지경이었다. 자연주의 화장품의 성공을 확신한 가이거씨는 벤처캐피탈이 보유한 지분을 2년에 걸쳐 차근차근 사들였다. 그러면서 보송씨의 역량도 꼼꼼하게 살폈다. 결국 1996년 보송씨를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다시 경영에 참여시켰다. 화장품 원료 발굴, 포장재 디자인, 소비자에게 호소력 있는 스토리텔링 개발과 같은 업무를 믿고 맡겼다. 깊은 신뢰가 없으면 안 되는 일이다. 보송씨는 자신의 의결권을 가이거씨에게 전권위임하는 방식으로 상대의 신뢰에 답하고 있다.

■커뮤니케이션… 차이가 발전을 낳도록

"보송씨는 프로방스에 주로 있고, 나는 해외출장을 많이 다닙니다. 하지만 전화·이메일·팩스로 언제든지 대화합니다. 휴가도 함께 보내며 회사 전략을 논의합니다."(가이거씨)

"나의 아이디어에 대해 가이거씨가 반대의견을 가지는 경우도 많지요. 오랜 논쟁 끝에 아이디어를 한 단계 끌어올려 새로운 차원으로 발전시키는 것이 진정한 파트너십이죠."(보송씨)

리더들이 심각한 의견 차이를 딛고 하나의 결론을 내리기 위해서는 '커뮤니케이션'이 필수다. "상호보완의 효율을 높이려면 커뮤니케이션의 농도가 짙어져야 한다"고 HBR은 조언했다.

보송씨와 가이거씨도 극단적인 갈등을 겪은 적이 있다. 록시땅의 최대 히트상품인 핸드크림의 생산을 중단시킬 뻔한 일이었다. 핸드크림 원료인 시어버터(shea butter)가 아프리카 부르키나파소에서 생산된다는 것이 문제였다. 가이거씨는 "프로방스가 아닌 곳에서 생산된 원료는 록시땅의 이미지와 맞지 않는다"며 구매중단을 검토했다. 보송씨는 "부르키나파소의 가난한 여성들이 생산하는 시어버터를 공정한 가격을 주고 사는 것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충실한 것"이라고 강력하게 반발했다.

두 사람은 꾸준한 커뮤니케이션으로 문제를 풀었다. 보송씨는 가이거씨를 부르키나파소까지 데려가 시어버터가 갖는 의미를 설득했다. 가이거씨도 사업적 관점에서 검토를 거듭했다. 결국 "자연주의 화장품 소비자들은 사회적 약자와 공정무역에 관심이 높기 때문에 시어버터 구매는 기업 이미지 개선과 매출 확대에 모두 이롭다"는 결론을 내렸다. 실제 시장에서도 같은 결과가 나왔다. 록시땅은 시어버터 구매량을 2배로 늘리고 부르키나파소 여성들을 위한 복지재단도 설립했다.

록시땅이 생산하는 자연주의 화장품의 원료인 라벤더를 농부가 수확하는 모습. / 록시땅의 매장은 전 세계적으로 똑같은 모습이다. 세계 주요도시 한복판에 대형매장을 두고 인지도를 높이는 것 이 록시땅의 핵심 전략이다.
■공동의 목표와 일치된 노선… "동상이몽 없어야"

"프로방스의 아름다움을 담은 화장품으로 밀고 나가면 틀림없이 승산이 있다고 뜻을 모았죠."(가이거씨)

"구체적인 비즈니스모델은 전문가인 가이거씨 의견에 전적으로 동의했죠."(보송씨)

HBR은 "리더 간에 공동의 목표가 없으면 상호보완적 리더십은 무너질 것이며, 일치된 노선이 없다면 공동의 비전도 쓸모없을 것"이라고 했다. 리더들이 서로 다른 곳을 목적지로 잡는다면 '사공이 많아 배가 산으로 가는 수'밖에 없다. 또 같은 목적지라도 리더마다 선택하는 길이 다르다면 역시 수많은 혼선을 겪을 것이다.

보송씨와 가이거씨의 공동의 목표, 일치된 노선은 굳건했다. 동업을 시작하고 처음 10년 동안 적자(赤字)를 겪었지만 뉴욕 맨해튼, 도쿄 시부야와 같은 국제도시 한복판에 대형매장을 열고 소비자의 눈길을 끄는 전략을 꿋꿋하게 지켰다. 결과는 대성공.

HBR은 "최우선 과제들(priorities)에 대해 리더들이 합의하지 못한다면 상호보완적 리더십은 위기를 맞는다"고 했다. 머리가 2개인 조직, 동상이몽(同床異夢)인 리더들이 일으킬 문제는 하나, 둘이 아닐 것이다.

■"비슷한 사람만 모이면 시너지 없어"

"두 사람은 '물과 불'과 같은 관계입니다. 너무 차갑지도 않고, 너무 뜨겁지도 않게 서로를 지켜주며 훌륭한 균형을 이루죠."(보송씨)

"두 사람이 항상 동의한다면 애초부터 시너지는 기대할 수 없겠죠. 서로 달랐던 두 사람이 지난 17년 동안 닮은꼴이 됐다면 오늘의 록시땅은 없을 겁니다."(가이거씨)

HBR은 상호보완적 리더십을 구성하는 리더 간에 차별성보다 유사성이 커지는 상황을 경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보송씨와 가이거씨는 태생부터 달랐던 것이 오히려 득(得)이 됐다. 프랑스 출신으로 문학을 전공한 보송씨는 시를 쓰고 식물을 돌보는 낭만주의자, 오스트리아 출신으로 공학·경영학을 공부한 가이거씨는 현실주의자다.

보송씨는 오른쪽 뇌(감성)가 됐고, 가이거씨는 왼쪽 뇌(이성)가 됐다. 보송씨가 꿈꾸는 듯한 상상력을 발휘해 개발한 자연주의 화장품, 가이거씨의 대담하고 치밀한 비즈니스 전략이 환상의 콤비를 이루며 글로벌 마켓을 사로잡았다.

두 사람이 뒤섞여 각자의 강점은 놓치고, 약점만 키우는 잘못된 방향으로 흐르지 않은 것이 록시땅의 성공 비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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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돈을 기업 옥죄는 칼로 쓰겠다는 건가
<칼럼>곽승준 미래기획위원장, 국민연금 통한 기업 경영권 개입 시사
국민 노후보장 위해 운용돼야 할 공적 연금이 권력의 지렛대로 전락
이의춘 편집국장 (2011.04.26 20:5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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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곽승준 미래기획위원장(자료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국민돈으로 조성된 국민연금으로 대기업을 옥죄려는가.’

대통령 직속 미래기획위원회 곽승준 위원장이 26일 국민연금을 통한 대기업의 경영권 개입을 시사해 파문을 낳고 있다.

곽 위원장은 이날 서울 롯데호텔에서 “성실납세와 동반성장 등이 취약한 상황에서 대기업을 견제할 효과적인 수단으로 공적 연기금의 주주권 행사가 가장 적절하다”고 강조했다.

대기업들의 관료주의 견제,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동반성장 촉진, 대기업의 중기업종에 대한 ‘문어발식 확장’ 차단을 위해서는 국민연금을 동원해 대기업 경영진을 압박하겠다는 의도를 내비친 것.

곽 위원장의 발언은 사실상 국민세금으로 마련된 공적 연금으로 정부에 밉보인 재벌을 통제하고, 길들이겠다는 엄포나 다름없다. 청와대는 그런 의도가 없다고 할지라도 재계가 그렇게 받아들이고 있는 게 문제다.

그의 발언이 예사롭지 않은 것은 청와대와 공정거래위원회, 기획재정부, 지식경제부, 국세청 등 범정부차원의 대기업 압박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나왔다는 점.

정부는 동반성장과 상생, 공정사회를 기치로 내걸면서 대기업을 전방위로 압박해왔다. 삼성, 현대자동차, LG, SK 등 주요그룹의 중기협력사 지원, 정유사 및 이동통신사 등의 가격인하 요구 등을 관철시켰다. 삼성, SK, 한화, 태광산업, 금호석유화학 등 일부 그룹의 경우 세무조사와 부당내부거래조사 등을 강도높게 받아왔다.

정운찬 동반성장위원장은 한술 더 떠 대기업의 이익을 중소기업과 나눠갖는 ‘이익 공유제’ 방안까지 내놓아 재계와의 대치전선을 확대시켰다. 이 과정에서 윤증현 기재부 장관은 “물가안정과 상생을 위해서라면 대기업의 팔을 다소 비트는 것도 필요하다”고 서슴없이 발언했다.

최중경 지경부 장관은 자칭 공인회계사라면서 “정유사의 가격구조를 파헤치겠다”고 위협하면서 “정유사들이 손해를 보더라도 정부의 물가안정에 협조해야 한다”고 고압적인 발언을 했다. 그는 이어 “협력업체의 납품단가를 깎는 대기업 임원은 해고해야 한다”고 극단적인 발언까지 했다.

곽 위원장의 4.26 발언은 재계에 대한 정부의 전방위 압박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가격인하 등 경영행위에 이어 재계 총수들의 경영권까지 손보겠다는 것으로 비칠 수 있기 때문이다. 재계가 바짝 긴장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하지만 곽 위원장의 발언은 문제가 많다. 무엇보다 국민연금이 주주권 행사에 들어갈 경우 정부가 국민돈으로 대기업을 통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자칫하면 정권에 밉보인 기업들을 혼내주는 데 악용될 수 있다. 공적 연금이 기업 경영권을 좌지우지하는 것은 국민연금 본연의 역할에서 벗어난 것이기 때문이다.

기업을 손보겠다고 국민연금을 걷은 것은 아니다. 자칫 사회주의적 발상으로 오인될 수 있음을 경계해야 한다.

만약 곽위원장 방안대로 국민연금이 대기업 경영권을 견제하기 시작한다면 어떤 사태가 올 수 있을까? 국민연금이 상장기업의 최대주주로 부상한다면 상장기업의 공기업화가 가속화하고, 경영권을 침해할 수도 있다. 비정상적인 경제구조가 나타날 수 있다.

민간기업의 의사결정이 사실상 정부나 사회단체의 의도에 따라 좌지우지되는 상황이 나타날 수도 있다.

국민연금을 동원한 기업 경영권 개입논리에는 대기업과 오너를 옥죄겠다는 의도가 다분히 드러나 있다. 한국 재계를 이끌어가는 삼성전자를 표적으로 내세운 것이 대표적이다.

곽 위원장은 "국민연금의 삼성전자의 지분은 5.00%로 이건희 회장 지분(3.38%)보다도 많다"고 지적했다. 국민연금이 이 회장 개인지분보다 많으므로 삼성전자의 경영에 감놔라 배놔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 이유로 삼성전자가 기존 핸드폰시장에 안주해 스티브 잡스의 아이폰 돌풍에 당황해 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것을 꼽았다. 이러니 국민연금을 동원해 삼성전자와 이건희회장의 경영방식에 대해 문제 제기하고, 감시를 해야 한다는 논리다.

그는 포스코와 KT 등 민영화된 공기업도 문어발확장으로 주주가치가 침해되고 있으므로 경영진을 견제하고 감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의 발언에는 문제가 적지 않다. 국민연금이 이 회장보다 지분을 많이 갖고 있다는 논리에는 소수지분을 가진 총수의 전횡과 황제경영을 막아야 한다는 것을 내포하고 있다. 지난 10년간 좌파정부 시절 참여연대와 경제개혁연대 등 반대기업 시민단체들이 단골메뉴로 제기한 것을 그대로 답습했을 뿐이다. 재벌의 비민주성을 언급할 때마다 나오는 대목이다.

그의 발언을 보면 견강부회한 측면이 많다. 주식회사는 기본적으로 1인1표가 아니라, 1주(株) 1표의 주권(株權) 개념이 적용될 뿐이다. 주식회사는 개인들의 동등한 주권이라는 개념위에 만들어져 있지 않다. 상법상 주권은 정치민주주의와는 완전히 다르다는 것을 전제해야 한다.

사실 국민연금도 소수주주에 불과하다. 삼성전자의 지분분포를 보면 이회장(3.38%), 부인인 홍라희 여사(0.74%), 아들인 이재용 사장(0.57%) 등이 주식을 소유하고 있다. 여기에 삼성생명(7.45%), 삼성화재(1.26%) 등 이회장과 특수관계인이 상당수 갖고 있다. 이 회장과 특수관계인이 삼성전자 주식의 15.25%를 갖고 경영권을 행사하고 있는 셈이다. 국민연금은 이 회장과 특수관계인에 비하면 소액주주인 셈이다.

이 회장이 소수주주임에도 불구, 삼성카드와 삼성에버랜드 등 계열사를 동원한 순환출자로 삼성전자 경영을 전횡한다는 비난은 상법 원리를 부정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상법은 법인의 주식소유권을 인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상법은 부채를 활용했건, 상호출자를 사용했건 해당기업의 주식을 소유하고 있는 개인과 법인을 동등한 주주로 인정하고 있다.

상법에 개인들의 주권(主權)을 보장하는 민주주의는 없다. 주식소유에 따른 주권(株權)만 있다.

이 회장 지분만 갖고 국민연금보다 주식을 적게 갖고 있다는 이유로 이 회장이 소액지분만큼 행사해야 한다는 것은 시장경제와 주식회사 제도의 근간을 모르고 하는 것이다. 미래기획위원회가 지난 좌파정부 시절 주주자본주의의 나팔수가 된 참여연대의 잘못된 시각을 대변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

만약 순환출자로 이루어진 대기업 계열사들의 지분을 인정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될까? 대기업 계열사들의 주식 보유를 가공(架空)자본으로 매도하고, 지배권을 가진 개인지분으로 환원해야 한다면 소액주주들의 지분도 마찬가지 원리를 적용해야 하는 게 마땅하다. 소액주주들의 법인보유 지분에 대해 개인들의 궁극적 지분을 계산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예컨대 50%의 소액주주 지분 중에서 30%를 펀드 A가 갖고 있다고 가정해보자. 그럼 이 펀드에 투자한 개인들의 수가 10명이라고 할 때, 개인들이 3%씩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고 해야 하는가? 기관들의 투자방식을 감안하면 이 방식은 타당하지 않다.

기관들은 원리금만 갖고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각종 금융기법을 사용해서 원금이상의 투자를 하는 게 관행이기 때문이다. 헤지펀드들은 1만%이상의 높는 레버리지를 사용해서 투자하는 경우도 있다.

개인들의 궁극적인 지분에만 정당성을 부여한다면 기관들의 레버리지 활용도에 따라 기업의 지배권이 고무줄처럼 왔다갔다 해야 한다. 상법은 이같은 불확실성을 제거하기위해 개인과 법인의 소유권을 똑같이 인정하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상법에 맞게 소유권을 행사하는 것을 놓고 소액주주의 황제경영, 순환출자에 의한 가공자본 등으로 비난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다. (신장섭 저 <한국경제 패러다임을 바꿔라> 참조)

공적연금의 경영권 개입은 실효성도 없다. 기업들의 경영상황을 연기금이 상세하게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해당기업에 대해 적절하게 주주권을 행사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기 때문이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학자들은 미국의 캘퍼스(캘리포이나주 공무원 연금) 등을 예로 들면서 외국 연기금의 경우 지배구조 개선과 지속 가능성장을 위해 주주권을 행사하겠다며 곽위원장을 거들었다. 국민연금의 경영권 개입에 대한 부정적 의견을 갖고 있는 학자는 아예 배제하고, 미래기획위원회의 방안에 찬성하는 학자만 초청해 응원부대로 활용한 셈이다.

그러나 캘퍼스 등 외국연기금은 주주의결권 행사에 관한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마련해두고 있다. 의결권을 행사하더라도 외부의 의결권 행사 전문기관에 대행시키고 있는 점도 눈여겨봐야 한다.

국민연금과 캘퍼스는 성격이 판이하게 다른 점도 눈여겨봐야 한다. 국민연금은 전 국민의 노후소득 보장을 위한 사회보장성 연금으로 출범했지만, 캘퍼스는 특수직역 연금으로 선택적으로 가입할 수 있는 점이 다르다.

국민연금이 대기업들의 주식을 과도하게 많이 보유하는 것에 대한 논란도 끊이지 않고 있다. 증시침체로 투자 손실을 볼 경우 국민들의 소중한 쌈짓돈이 사라져버리기 때문이다.

국민연금이 주식을 대거 매집해서 기업경영권에 간섭할 경우 해외투기자본과 동조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수년전 SK에너지의 경영투명성을 제고한다는 명분으로 주식을 대거 매집했던 소버린파문을 잊어버려선 안된다. 만약 국민연금이 대기업을 혼내준다며 소버린과 같은 투기자본와 손을 잡고 특정 대기업에 대해 주주권 행사를 벌인다면 어떻게 될 것인가? 국익에 반하는 주권행사가 될 것이다.

일부 해외펀드의 경우 경영권 행사를 천명하고, 주식을 매집하는 수가 있다. 이들 펀드는 단순 투자가 아니라, 경영권을 장악해서 기업 가치를 올린 후 보유 주식을 팔아 투자수익률을 높이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삼성전자는 외국인 지분이 50%를 넘어섰다. 시가총액만 100조원을 훨씬 넘는 한국의 대표우량주다. 외국 주주들은 삼성전자 경영진에 대해 시시콜콜 간섭하거나 개입하지 않는다. 경영을 잘해서 배당을 많이 해주는 것을 선호한다. 외국투자자들은 이 회장 등 현 경영진을 전적으로 신뢰하고 있다. 이 회장이 황제경영을 한다며 경영권을 견제해야 한다는 말을 결코 하지 않는다.

국민연금을 정부가 대기업 통제의 지렛대로 활용하는 것은 정도를 벗어난 것이다. 국민의 노후보장을 위해 운용돼야 할 공적 연금이 재계를 혼내주는 권력의 지렛대로 전락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국민연금이 5%이상 지분을 보유한 상장사는 139개사에 이른다. 적립규모도 지난해 324조원으로 커졌다. 천문학적으로 쌓인 국민연금은 국민들의 노후살림을 위한 쌈짓돈이다. 미래기획위는 이 돈이 얼마나 투명하게 운용되고 있는지를 먼저 고민해야 한다.

연기금의 주주권 행사가 지분 보유기업의 지배구조를 뜯어고치겠다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선 곤란하다. 지배구조 개선보다는 기업들의 가치를 극대화하는 데 주력하는 것이 타당하다.

국민연금이 주주권을 행사한다는 것을 빌미로 정치논리와 관치논리에 함몰돼 기업을 옥죄어서는 부작용이 너무나 크다. 지나치게 경영권을 간섭할 경우 기업경영의 안정성이 훼손될 수밖에 없다. 이는 기업가치를 떨어뜨려 국민연금의 투자수익률을 되레 악화시키는 우를 범할 수 있다.

미래기획위는 국민연금의 지배구조 개선에 신경쓰는 게 급선무다. 국민들의 노후 쌈짓돈이 투명하게 운용될 수 있도록 정부와 정치권으로부터의 독립방안을 찾아야 한다.

대-중기 상생과 동반성장, 공정사회를 실현하는 도구로 국민연금을 활용한다면 불행한 일이다. 정권이 이렇게 나오면 기업들은 움츠러들 수밖에 없다. 글로벌 금융위기이후 고물가와 청년실업 악화, 빈부격차 심화 등에 따른 민심이반을 ‘대기업 때리기’로 막아보려 한다면 더 큰 후유증을 가져올 것이다.

재계는 최근 일련의 대기업 옥죄기에 대해 불편한 감정을 갖고 있다. 일부 그룹들에 대한 탈세 등 세무조사와 불공정거래 조사, 가격인하 압박, 초과이익공유제 도입, 하도급법 위반 무더기 제재, 일감몰아주기 과세 추진 등...

기업의 명백한 불법행위는 사법처리를 받아야 한다. 하지만 정부의 전방위 압박은 심상치 않다. 그래서 재벌 길들이기로 보는 시각이 많다.

재계는 ‘비즈니스 프렌들리(business freindly)’로 출범한 현 정부가 ‘비즈니스 프레스(business press)로 변했다며 불안해하고 있다. 일부에선 가장 반시장적인 정부라는 서운함도 내비치고 있다. 대기업에 대한 압박의 배경에는 내년 총선과 내후년 대선을 앞두고 재벌을 통제 내지 장악해야 한다는 정권차원의 원모심려도 있다는 게 재계의 분석이다.

곽위원장의 발언은 최근 청와대의 이같은 기류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지금처럼 어려운 시기에 정부와 재계가 대립각을 세우는 것은 경제회복에 하등 도움이 안된다. 금융위기이후 우리사회를 짓누르고 있는 양극화및 빈부격차 해소, 투자활성화를 통한 일자리 창출과 성장활력 회복을 위해서는 민관의 협조가 절실한 시점이다.

재계도 대한민국 공동체의 가치를 지키기위한 대승적 협조는 해야 한다.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협력업체에 대한 손길을 내미는 것은 시급하다. 함께 성장하는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일자리창출에도 힘써 고용없는 성장을 극복하고, 청년실업의 문제 해소에도 솔선수범할 필요가 있다. 수년간 고환율과 저금리의 혜택을 바탕으로 성장의 과실이 대기업에만 몰리고 있다는 국민들의 불만도 나몰라해서는 안된다. 기업의 박애정신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귀담아 들어야 한다.

하지만 정부가 민심 불만의 해소를 위해 대기업을 희생양으로 삼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투자와 생산, 일자리 창출의 주역인 기업을 적대시하는 것은 알을 낳은 암탉을 못살게 굴어 알을 낳지 못하게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정부는 기업인들이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상생과 동반성장, 일자리창출이 이뤄지도록 분위기 조성에 힘써야 한다.

성장의 견인차인 대기업을 옥죄고, 그들의 팔목을 비트는 것은 하책일 뿐이다. 친기업정책이 친서민정책이라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반기업에 치중한다면 경제성장과 투자, 일자리는 물론 민심도 놓칠 뿐이다. 게도 구럭도 다 놓치는 우를 범해선 안된다.

청와대내 진보파를 자처하는 곽위원장은 열린 마음으로 재계와 대화를 하기 바란다. 청와대와 경제팀도 마찬가지다.

경제팀과 재계의 대화가 재개돼서 상호간 이견을 좁혀야 한다. 쌓인 갈등과 오해도 풀어야 한다. 청와대와 정부가 재계에 대해 위협구를 던지는 것은 없었으면 한다. 투수(기업)와 포수(정부)가 한몸이 돼야 팀을 승리로 이끌 수 있다. [데일리안 = 이의춘 편집국장 jungleele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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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부.바.齬.蜉.波.

돌아, 다니는 머스매. 어슬렁거리며 우리사회가 흘려놓은 넝마들, 고민스럽고 자꾸 시선이 박히는 그런 장면들을 머릿속에 주워 담고, 사진기에 주워 담고, 수첩에 주워 담아, 잠시 저장했다가 다시 넝마로 엮어 밖으로 흘려보내는 가련한 넝마주이.
BY : 노순택 | 2010.11.08

2009 경기도

1.

대체 아이는 왜 키워야 하는 걸까?

백년의 대계를 이루기 위해?
아이는 어른의 거울이므로?
혹은 타락한 어른들을 구원하러 온 천사이므로?
종족을 번식시키라는 DNA의 명령이어서?
어른들이 심심하니까?
인류사의 유산을 물려주어야 하니까?
고령사회를 지탱해 줄 노동력이 필요해서?
남들도 다 키우니까?
나이 들면 외로우니까?


2010 경기도

2.

그건 그렇고, 애들은 왜 어른 말을 안 들을까?

돌아가신 어느 대통령의 말에 따르면, 우리 부모들은 조선건국 이래로 600년 동안이나 자식들에게 “야, 이놈아 모난 돌이 정 맞는다. 바람 부는 대로, 물결치는 대로 눈치 보며 살라”고 했다는데, 대체 왜 그랬던 것일까?
그것이 이른 바 삶의 지혜일까?

애들이 로봇이 되면, 어른은 행복할까 불행할까?
애들이 부모 말을 잘 들으면 세상이 더 나아질까?

2009 서울

아이는 부모보다 잘나야 하는 걸까? 혹은 잘나가야 하는 걸까?
잘난 부모의 아이는 더 잘나야 하고, 더 잘난 부모의 아이는 더더 잘나야 할까?
부모보다 못난 아이의 기준은 무엇일까?

왜 언론은, 공부 잘하던 아이들이 스스로 삶을 버리면 더 호들갑을 떠는 걸까?
노동자의 자식도, 자본가의 자식도, 권력자의 자식도, 아이들은 모두 공주님 왕자님이어야 하는 것일까? 어릴 때니까? 혹은 어릴 때라도?

 

 2010 충청도 

3.

수많던 1등들은 모두 어디에 있을까?
수많던 꼴등들은 모두 어디에 있을까?
1등들이 느끼는 삶의 고단함은, 꼴등들이 느끼는 삶의 무게와 뭐가 다를까?

옛 정부는 그만 낳으라고 눈을 부라렸는데,
지금 정부는 왜 더 낳으라고 꼬시는 걸까?
예전에 많이 낳던 사람들이, 왜 지금은 덜 낳는 걸까?

2010 서울

우리는 아이가 소박하더라도 행복한 삶의 주인이 되길 바라는 걸까,
긴박하더라도 잘난 삶의 주인이 되길 바라는 걸까?

어른은 왜 아이를 업어줄까?
어부바는 아름다운 모습일까? 힘겨운 모습일까?
아름다운 힘겨움일까? 힘겨운 아름다움일까?

2010 강원도

아이들이 믿는 만큼 자란다는 건 사실일까, 환상일까?
애들이 맞아야 정신을 차린다는 건 현실일까, 착각일까?

대체 우리는 왜 아이를 키우는 걸까?
아이들은 우리의 희망일까, 절망일까?
아이들은 우리의 날개일까, 족쇄일까?

2009 전라도

내가 너를 조종하는 걸까,
네가 나를 조종하는 걸까?
우리는 서로의 조종사일까?

2005 제주도

엄마가 아이를 낳는 걸까, 
아이가 엄마를 낳는 걸까?

내가 너를 업은 거니,
네가 나를 업은 거니?

2008 경상도

2010 슈투트가르트

 

* 이 사진과 글은 격월간 <인권>에 실렸던 것을 수정 보완한 것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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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동하기자]
[돈 벌어도 코스닥은 뒷걸음질…술푼 '막걸리'는 어닝서프라이즈]

요즘 최대 화두는 '상생'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직접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전략을
주문하고 나설 정도로 강자와 약자의 간극은 점점 벌어지고 있다.

기업들 실적만 놓고 봐도 최대 기업인 삼성전자는 한 분기에 5조원 넘는 영업이익을
거뒀고, POSCO도 2분기 1조8000억원대 영업이익을 거뒀다. 현대차도 2분기에 거둔 순
영업이익이 8633억원, 순이익이 1조4000억원에 육박한다. 중소기업 수백개, 수천개를
합쳐도 거두기 힘든 이익이다.

시장의 화두도 역시 '상생'이다. 현대차가 사상 최고 실적에 사상 최고가를 맴돌고 있
고, 삼성전기, 삼성SDI와 같은 대기업들의 선전도 눈부시다.

하지만 코스닥 기업들의 사정은 전혀 다르다. 실적이 좋은 IT와 자동차 관련 기업들도
주가는 부진하고, 부품주들도 별로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코스닥은 여기에 '테마
기근'마저 가세하며 500선에서 또 다시 무너지고 있다.

대기업에 열광하던 시장도 최근 들어서는 '상생'을 요구하나보다. 앞서 삼성전자가 5
조원 넘는 거대한 영업이익을 2분기 성적표로 공개했지만 시장은 열광하지 않았다. 기
대를 덜 했던 LG화학같은 기업에 대해서는 실적뚜껑이 열리자 환호의 주문이 쏟아졌지
만, 대부분 다른 대기업들의 '어닝 서프라이즈'에 대해서는 미적지근한 반응을 보였다
.

금융주도 마찬가지. 정부가 이날 우리금융지주 민영화 방안과 관련 경남은행과 광주은
행을 분리매각하고 우리투자증권은 우리금융지주와 함께 매각하는 방안을 공개했지만,
투자자들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주가는 미래의 희망을 먹고 오르는 법. 한국 대기업들은 떼돈을 벌어 보여줬지만, 투
자자들은 대기업의 미래에는 후한 점수를 주지 않고 있다. '상생'없으면 시장도 오래
가기 힘들다'는 교훈을 말해주는 것 같다.

당장 POSCO는 정부의 입김 하나로 크게 뒷걸음질쳤다. 투자자들에게는 '어닝서프라이
즈'보다 '상생'을 요구하는 정부 입김 한 마디가 더 무서웠던 모양이다. 정부가 중소
기업 하도급업체들에 대해 가격부담을 전가하지 말 것을 주문했다는 소식은 POSCO의
최근 상승세에 찬물을 끼얹었고, 주가는 순식간에 5%가까이 뒷걸음질쳤다.

중소기업연구원에 따르면 대기업 평균 영업이익률은 7%, 중소기업은 4%로 간극은 세계
최고수준이다. 이 영업이익률의 간극은 임금, 주가에도 그대로 반영되는 듯 하다.

양극화로 인한 시름이 깊어지면서 서민들은 올해 막걸리를 엄청 마셨나보다.

막걸리 대표주자 국순당의 2분기 매출액은 260억8000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
해 153.3% 늘었고, 영업이익은 70억6000만원으로 1622.5% 급증했다. 하지만 주가는 환
호하지 않고, 오히려 하락했다.

돈 벌기 힘들고, 성장은 더욱 어려운 코스닥 중소기업들은 이처럼 주가마저도 허덕이
고 있다.



머니투데이 김동하기자 ma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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